이규보 <동국이상국집>
麴聖 字中之 酒泉郡人也
국성 자중지 주천군인야
국성의 자는 중지이고, 주천군 사람이다.
*酒泉郡: 주나라의 고을
*中: ~에 빠지다. 따라서 국성은 麴中之가 되는데, 이는 "술, 그중에 빠지다"라는 뜻이 된다.
少爲徐邈所愛 邈名而字之
소위서막소애 막명이자지
어려서는 서막의 사랑받는 바 되었으니, 막이 그에게 이름과 자를 지어주었다.
*徐邈: 晉 사람으로, 위나라때 금주령에도 불구하고 술을 마시는 등 애주가로 유명함
遠祖本溫人 恒力農自給 鄭伐周獲以歸 故其子孫或布於鄭
원조본온인 항력농자급 정벌주획이귀 고기자손혹포어정
먼 선조는 본디 溫땅 사람으로 항상 농사에 힘써 자급하는 자였는데, 정나라가 주나라를 쳐 그를 얻음으로 돌아와, 고로 그 자손이 정나라에 퍼져있기도 하다
*溫: 동주의 땅 이름. 정나라가 동주를 공격한 周鄭交惡으로 획득한 땅이다.
給: 공급할 급
伐: 칠 벌
布: 퍼질 포
或: 혹시 혹. ~하기도 하다.
曾祖史失其名 祖牟
徙酒泉因家焉 遂爲酒泉郡人
증조사실기명 조모 사주천인가언 수위주천군인
증조부는 역사에 이름이 잊혀졌으며, 할아버지인 牟는 주천으로 인사옴으로 인해 이에 살면서, 드디어 주천군 사람이 되었다.
*牟: 큰 보리(大麥) 모
徙: 옮길 사(이사)
因: 인할 인. A因B: A로 인해 B하였다.
焉: 여기선 於此 (이에)로 사용.
至父醝 始仕爲平原督郵
지부차 시사위평원독우
아버지 醝에 이르러 비로소 벼슬하니 평원독우가 되었다.
*平原督郵: 평원땅의 독우. 晉 환온(桓溫)의 휘하에 술을 잘 감별하는 主簿가 있어 좋은 술은 靑州從事, 나쁜 술은 平原督郵라고 불렀던 데서 유래하여 평원독우는 술의 은어로도 쓰임. 청주에는 齊郡이 있어 배꼽(臍)까지 내려오는 좋은 술을 의미하고, 평원에는 鬲縣이 있어 횡격막(-膈-)에 얹히는 술을 의미한다.
*醝: 흰 술
娶司農卿穀氏女 生聖
취사농경곡씨녀 생성
사농경 곡씨의 여인에 장가들어 국성을 낳았다.
*司農: 백성에게 농사를 가르치던 고대의 관직 이름
娶: 장가들 취
聖自爲兒時 已有沉深局量
성자위아시 이유침심국량
국성은 어린아이였을 때 부터, 이미 깊은 국량이 있었다.
*局量: 넓은 마음, 깊은 자질을 의미
客詣父目愛曰 此兒心器 當汪汪若萬頃之波 澄之不淸 撓之不濁 與卿談 不若與阿聖樂
객예부목애왈 차아심기 당왕왕약만경지파 징지불청 요지불탁 여경담 불약여아성락
손님이 아버지를 방문하였다가 보고 사랑스레 말하기를 이 아이의 마음의 그릇이 마땅히 만경의 파도처럼 드넓으니, 맑게 하려 하여도 맑아지지가 않고, 뒤흔들어도 탁해지지 않으니, 경과 이야기하는것이, 이 아이와 이야기하는것의 즐거움만 못하다 하였다.
詣: 방문할 예
汪汪: 왕왕. 엄청 큰것을 의미
頃: 거리의 단위 경
澄: 맑게 할 징
撓: 뒤흔들 요
濁: 흐릴 탁
阿: 어린 아이의 호칭 아. 이름 앞에 붙임 (麴聖->阿聖)
及長 與中山劉伶 潯陽陶潛爲友
급장 여중산유영 심양도잠위우
커서는 중산의 유영과, 심양의 도잠과 친구가 되었다.
*中山劉伶 潯陽陶潛: 中山의 유영, 潯陽의 도잠은 모두 晉대의 문인으로 술을 매우 좋아했다고 한다. 유영은 죽림칠현의 1인이다.
二人甞謂曰 一日不見此子
鄙吝萌矣
이인상위왈 일일불견차자 비인맹의
둘이 일찍이 말하기를 이 아이를 하루 보지 않으면 비루함과 인색함이 싹튼다 하였다.
鄙: 비루할 비
吝: 인색할 인
萌: 싹틀 맹
每見移日忘疲 輒心醉而歸
매견이일망피 첩심취이귀
매번 만날때마다 날이 바뀌어도 피곤함을 잊고, 번번히 마음으로 취하여 돌아갔다.
移日: 날이 바뀌다.
醉: 술취할 취
州辟糟丘掾 未及就 又徵爲靑州從事
주벽조구연 미급취 우징위청주종사
주에서 조구연으로 천거하였으나 나아가는데는 닿지 못하였으나, 다시 불러 청주종사가 되었다.
*糟丘掾: 조구(糟丘)를 돕는(掾)관리. 糟丘는 직역하면 '술지게미 언덕'을 의미
辟: 천거할 벽
就: 나아갈 취
徵: 부를 징
公卿交口薦進 上令待詔公車
공경교구천진 상령대조공거
고위관리들이 입을 모아 천거하니, 주상이 명령하여 공거에서 조서를 기다리게 하였다.
*公車: 漢에서 상소와 징소등의 일을 맡아보던 관청
公卿: 고위관리
交口: 입을 모아
薦: 천거할 천
上: 주상을 의미
詔: 조서 조
居無何召見 目送曰 此酒泉麴生耶 朕飮香名久矣
거무하소견 목송왈 차주천국생야 짐음향명구의
얼마 지나지 않아 불러 보고, 눈길을 주며 이르기를 이자가 주천의 국생인가? 짐이 그 향명을 마신지 오래 되었구나.
居無何: 얼마 지나지 않아. 無何에 거하여.
目送: 눈빛을 보내다.
耶: 의문종결사 야
香名: 향기로운 이름. 명성
飮: 여기서 듣다, 取하다의 문어적 표현으로 사용됨. <送人>에서의 動과 같은 이치
先是
大史奏酒旗星大有光
未幾聖至 帝亦以是益奇焉
선시
태사주주기성대유광 미기성지 제역이시익기언
이에 앞서 태사가 아뢰기를 주기성에 큰 빛이 있다 하였는데, 얼마 지나지 않아 국성이 이르니, 황제 역시 이를 더욱 기이하게 여기었다.
*大史: 문서작성/역사기록의 관직.
태사로 읽는다.
*酒旗星: 술을 관장하는 별
奏: 아뢸 주
幾: 기미 기
未幾: 얼마 지나지 않아.
益: 더욱 익
奇: 기이할 기
卽
拜爲主客郞中
尋轉爲國子祭酒 兼禮儀使
즉배위주객낭중 심전위국자좨주 겸예의사
곧 주객낭중에 임명하고, 이어 국자좨주로 옮겨 의례를 겸하게 하였다.
*主客郞中: 唐대에 처음 설치되어 번국(藩國)의 조빙(朝聘) 등을 담당하였던 관직.
*國子祭酒: 국자는 국자감 즉 태학을 가리키며, 좨주는 고대 향연이나 회동을 할 때 참여자중 존장자(尊長者)가 술을 땅에 부으며 신에게 감사의 제를 지냈던 데에 비롯된, 제사를 관장하는 관직.
拜: 임명할 배
尋: 이어서/계속해서/찾을 심
轉: 옮길/바꿀/구를 전
兼: 겸할 겸
禮儀: 의례. 사
凡掌朝會宴饗 宗廟蒸嘗 酌獻之禮 無不稱旨
범장조회연향 종묘증상 작헌지례 무불칭지
무릇 조회의 연향, 종묘증상에서의 작헌지례를 관장하며 임금의 뜻에 부합하지 않음이 없었다.
*蒸嘗: 宗廟에서 지내는 제사. 봄에 사(祀)를, 여름에 약(禴)을, 가을에 증(蒸)을, 겨울에 상(嘗)을 드리며 이중 가을과 겨울에 지내는 제사를 의미.
*酌獻之禮: 제왕이 직접 거동하여 제사를 지내는 것.
凡: 발어사. 무릇 범
掌: 관장할 장
宴饗: 잔치
酌: 술 따를 작
獻: 바칠 헌. 공헌
稱旨: 윗 사람의 뜻에 부합하다.
上器之 擢置喉舌 待以優禮 每入謁 命舁而升殿 呼麴先生而不名
상기지 탁치후설 대이우례 매입알 명여이승전 호국선생이불명
주상이 그를 그릇이라 여겨 발탁하여 목구멍과 혀에 두고 넉넉한 예로 대접하며, 매번 들어와 알현할때마다 명하여 수레를 타고 전에 오르도록 하였고, 국선생이라 부르고 이름을 부르지 않았다.
*喉舌: 목구멍(喉)과 혀(舌). 왕명을 출납하는 등 중요한 신하를 의미.
*舁: 수레를 탈 여
器: 그릇 기. 그릇이라 여기다
擢: 뽑을 탁
置: 둘 치
待: 기다릴 대. 대우하다
優: 넉넉할 우
謁: 아뢸 알. 알현
上心有不
懌 及聖入
見 上始大笑 凡見愛 皆此類也
상심유불역 급성입
현 상시대소 범견애 개차류야
주상의 마음에 기쁨이 없으면 국성을 불러들여 알현케 하니, 주상께서 비로소 크게 웃으시니, 무릇 사랑받는것이 모두 이러한 종류였다.\
懌: 기쁠 역
見: 알현할 현. (피동) ~를받다
皆: 모두 개
類: 무리 류
性醞藉 日親近 與上無小忤 由是益貴幸 從上遊宴無節
성온자 일친근 여상무소오 유시익귀행 종상유연무절
성품이 너그럽고 온화하여 날로 친근해지니 주상과 더불어 조금의 거스름도 없었으니, 이로 말미암아 이에 더욱 귀해지고 사랑을 받아서 주상을 좇아 잔치에서 절제없이 노닐었다.
*醞藉: 너그럽고 온화함. 醞에는 술을 빚다는 뜻도 있음.
由: 말미암을 유
貴幸: 지위가 높으며 군주의 총애를 받음.
宴: 잔치 연
節: 절제할 절
子酷䤖醳 倚父寵頗橫恣 中書令毛穎上䟽劾奏曰
자혹포역 의부총파횡자 중서령모영상소핵주왈
아들 酷, 䤖, 醳이 아비의 총애에 자못 방자하니, 중서령 모영이 상소하여 탄핵하여 아뢰길
*酷䤖醳: 각각 독한 술 혹(酷), 鷄鳴酒(빨리 익는 술) 포(䤖), 해묵은 술 역(醳)
*毛穎: 직역하면 '붓 끝'인데, 붓의 별칭으로 쓰임.
寵: 총애 총
頗: 자못/비뚤어질 파
橫: 엇나갈 횡
恣: 방자할 자
上䟽: 상소
劾: 탄핵할 핵
倖臣擅寵 天下所病 今麴聖以斗筲之用 幸登朝級 位列三品 內深賊 喜中傷人 故萬人呶號 疾首痛心 此非醫國之忠臣 乃實毒民之賊夫
행신단총 천하소병 금국성이두소지용 행등조급 위열삼품 내심천 희중상인 고만인노호 질수통심 차비의국지충신 내실독민지적부
"사랑받는 신하가 총애를 마음대로 하는것은 천하의 병입니다. 오늘날 국성이 두소의 쓰임으로 요행히 조정에 올라 벼슬은 삼품의 반열이지만 안으로는 음험하고 흉악하여, 타인을 중상하는것을 기뻐하는고로 만인이 소리쳐 머리와 마음 아파하니, 이는 나라를 치료하는 충신이 아니고, 실제로는 백성에게 독이 되는 도적입니다.
倖: 사랑받을 행
擅: 멋대로 천
斗筲: 말과 대그릇. 작은 단위의 그릇으로, 작은것을 비유함.
位: 벼슬 위
深: 깊을/음험할 심
賊: 흉악할 천
中傷: 중상모략의 중상
呶: 소리칠 노
聖之三子 憑恃父寵 橫行放肆 爲人所苦 請陛下幷賜死 以塞衆口
성지삼자 빙시부총 횡행방사 위인소고 청폐하병상사 이색중구
국성의 세 자식은 아비의 총애를 믿고서 방자하게 행동하여 사람들의 괴로움이 되었으니, 폐하께 청하옵건대 모두 죽음을 하사하심으로써 민중의 입을(신음을) 막으소서."라 하였다.
憑: 기댈 빙
恃: 의지할 시
肆: 방자할 사
請: 청할 청
陛下: 폐하
幷: 모두 병
賜: 하사할 사
書奏 子酷等卽日飮酖自殺 聖坐廢爲庶人
서주 자혹등즉일음탐자살 성좌폐위서인 치이자역상선생 고역수거자사.
글로 아뢰니 아들 혹 등이 그날로 독주를 마시고 자살하였고, 국성은 연좌되어 폐해져 서인이 되었다.
*酖: 독한 술에 빠지다
坐: 연좌될 좌
廢: 폐할 폐
庶人: 서인
鴟夷子亦嘗善聖 故亦墮車自死 (後略)
치이자역상선성 고역추거자사
치이자 또한 일직이 국성과 사이가 좋았기 때문에, 고로 또한 수레에 떨어져 스스로 죽었다.
*鴟夷子: 올빼미 배 모양의 술자루
墮: 떨어질 타
이규보가 술을 의인화하여 쓴 작품이다. 국성의 선조는 농부로 (술을) 자급하였고, 조부는 큰 보리, 아버지는 흰 술(탁주)로 곡씨와 결혼하여 국성(청주)를 낳았다고 볼 수 있다. 故萬人呶號 疾首痛心이라는 부분은 숙취를 의미한다. 그 외에도 많은 것이 술을 재치있게 묘사한 것으로, 직접 찾아보면 더 재미있을 것이다.